AI 공포증
코드 안 친지가 벌써 한달이 다 돼간다.
말만 한다. pdf 던져주고 이거 어떻게 코드 작성할지 고민해서 계획 짜봐. 확실하지 않은 건 물어보고. 그리고 엔터, 엔터, 좀 잘 되면 그만 물어보고 끝까지 짜.
노션에 있는 문서를 읽고 구글폼을 여러번 작성할 일이 있었는데, 그것조차 노션에 있는 텍스트를 긁어와서 요약해달라고 한 다음 그걸 읽었고, 구글폼도 AI가 짜준 playwright 매크로로 작성하고 난 제출 전 검토만 했다.
- 2022년 gpt 3.5를 보고 전 회사에서 '이제 개발자는 끝났다'라고 말했을 때 나는 '아직 먼 것 같습니다'라고 했다.
- 2024년 인디 해커스와 프로덕트 헌트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수많은 SaaS 제품들이 나왔을 때, '이러다 말겠지'했다.
- 2025년 모두가 커서와 클로드 코드로 생산성을 높인다고 했을 때도 나는 손으로 코드를 쳤다. 팀에 프론트엔드가 나 혼자라 의견을 물어보는 데에 참고하는 정도였고, 에디터가 코드 일부를 자동완성 해주는 기능만으로도 만족했다.
- 2026년 초, 하던 것만 계속 반복하는 거 같아서 클로드 코드한테 기획서를 던져주고 알아서 계획을 짜보고 코드까지 작성해달라고 했는데 내가 손댈 필요도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코드를 작성했다. 몇번의 '다시 짜줘'라는 명령만 있을 뿐이었다.
아마 올해 말에는 '다시 짜줘'라는 말도 할 필요가 없을 거다.
사실 AI로 코드를 작성하는 것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이미 미친듯이 앱을 찍어내고 있다.

3년 뒤에도 내가 개발자로 일하고 있을까? 하루하루 불안하다. IT회사에서는 빠른 시일 내에 AI가 사람보다 일을 얼마나 잘하는지, 사람보다 얼마나 싼지 알게 될 거다.
개발이 그나마 내가 돈을 받을만한 유일한 일이었는데, 다음에 무얼 해야할지 고민이다. 매일 밤 불안함에 이것저것 찾아보는데 답이 안 나온다.
일단 나도 저 골드러쉬에 편승해서 이런 저런 서비스를 만들어봐야겠다. 청바지를 팔 순 없으니, 청바지 파는 회사의 주식을 사고...